KPI Lab · 구상 · HOVI
나는 아이언맨이 자비스와 대화하며 일하는 장면을 원했다. 우리 팀의 전술 모델과 게임 플랜을 완전히 이해한 AI가 나와 같은 경기를 같이 보면서, 교체 타이밍과 대응책을 함께 따져보는 것. 그래서 조사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 규정은 이미 열려 있었고, 내가 AI에게 시키려던 판단은 대부분 AI가 할 일이 아니었다. 그걸 덜어내고 나니 남는 물건이 오히려 또렷해졌다 — 판단하는 AI가 아니라, 근거를 주고받는 AI.
이 글의 성격
이건 만든 것에 대한 글이 아니라 만들기 전에 조사한 것에 대한 글이다. 구현은 없다. 대신 이 구상이 가능한지, 어디가 막혀 있는지,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문헌과 규정으로 확인했다. 내가 원했던 것 중 상당 부분은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접었다. 그 과정을 그대로 적는다.
2026년 1월, Lenovo와 FIFA가 Football AI Pro를 발표했다. 2,000개가 넘는 축구 지표와 페타바이트급 트래킹 데이터 위에서 여러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생성형 AI 어시스턴트. 텍스트·영상·그래프·3D로 답한다. 그리고 2026 월드컵에서 48개 참가국 전체에 지급됐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휴대폰으로 쓴다.
내가 구상한 것과 거의 같다. 그런데 FIFA가 붙인 조건이 이거였다.
FIFA 공식 발표
"이 도구는 경기 전과 후의 분석에는 쓸 수 있지만, 라이브 플레이 중에는 쓸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원을 들인 버전을, 가장 좋은 데이터 위에 얹어, 48개 팀에 나눠주고서 — 정작 경기 중에는 못 쓰게 했다.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첫 질문이 생겼다. 규정 때문인가?
IFAB 경기규칙 제4조 4항을 직접 찾아봤다. 원문은 이렇다.
Law 4.4 — 전자 통신 (발췌)
"팀 임원이 선수의 복지나 안전, 또는 전술/코칭 목적과 직접 관련하여 전자 통신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된다. 다만 소형 휴대기기(예: 마이크, 헤드폰, 이어피스, 휴대전화/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 노트북)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EPTS 조항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 "경기 중 EPTS에서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전송되는 정보와 데이터"의 정확성은 대회 주최자의 책임이다.
두 가지가 분명해진다.
첫째, 내용 제한이 없다. 허용 목록은 기기 형태에 대한 것이지 정보의 종류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전술/코칭 목적"은 정의되어 있지 않고 넓다. AI가 만든 전술 제안은 어떤 자연스러운 해석으로도 그 안에 들어간다.
둘째, 실시간 데이터의 벤치 유입을 규칙이 이미 전제하고 있다. "경기 중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전송되는"이라는 문구가 그 증거다. FIFA는 2022년 7월부터 트래킹 데이터의 실시간 전송을 검증 체계에 정식으로 포함시켰다. "라이브 경기 분석에 대한 축구계의 커지는 요구에 부응하여"라는 것이 FIFA 자신의 설명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 — IFAB 규칙에도, FIFA 규정에도, UEFA 규정에도, 프리미어리그 핸드북에도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없다. 팀의 AI 사용을 다루는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FIFA의 제한은 법이 아니라 판단이었다. 금지할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아직 이르다고 본 것이다.
| 제약 | 근거 | 위반 시 |
|---|---|---|
| 소형 휴대기기여야 한다 | Law 4.4 | 대형 모니터·워크스테이션은 불가 |
| 선수에게 전달 금지 | Law 4.4 — 선수는 통신장비 착용·사용 자체가 금지 | 이어피스로 선수에게 지시하는 구상은 완전히 불법 |
| 심판 판정에 관여 금지 | UEFA 제57.05조 — "어떠한 경우에도 심판 판정과 관련하여 사용될 수 없다" | 팀 임원 퇴장 (Law 12) |
| 한 번에 한 명만 지시 전달 | Law 1 — 테크니컬 에어리어 | AI가 두 번째 목소리가 될 수 없다 |
두 번째 줄이 내 초기 구상 하나를 지웠다. 선수 귀에 뭔가를 꽂는 방향은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그리고 중계 영상을 쓰는 건 규정 문제가 아니라 중계권 문제인데, 실제 배포에서 벽에 부딪히는 곳은 대개 여기다.
규정이 열려 있다는 걸 확인하고 다음으로 물었다. 그래서 AI가 무슨 말을 할 건가?
처음에는 이런 것들을 상상했다 — "지금 교체하세요", "저 선수 체력 떨어졌어요", "부상 위험이 있어요". 그래서 각각의 근거를 문헌에서 확인했다. 전부 얇았다.
관측값과 판단 사이의 선
안쪽 = HOVI가 말해도 되는 것 · 바깥 = 사람이 판단할 것
| 하고 싶었던 말 | 문헌이 말하는 것 |
|---|---|
| 교체 타이밍 | 유명한 58·73·79분 규칙(Myers, 2012)은 직접 재현에 실패했다. Silva & Swartz가 4,226건으로 재분석한 결론 — "후반에 교체로 이득을 보는 시점은 식별되지 않는다." 게다가 원 연구는 교체 3명 시대 것이다 |
| 실시간 피로 판정 | UCL 244명 연구: 후반 활동량 감소는 매우 크지만(d = 1.41~2.15) 각 하프의 마지막 두 구간 사이에는 차이가 없었다. 저자들의 결론은 피로가 아니라 페이싱 전략. 활동량 하락은 피로의 식별된 신호가 아니다 |
| 실시간 선수 평가 | 한 경기에서 선수의 온볼 이벤트는 30~80개다. VAEP·xT는 시즌 단위 집계용으로 설계·검증됐고, 경기 내 추정치는 대부분 분산이다. 외부 기준에 대해 검증된 실시간 평가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
| 부상 위험 예측 | 2026년 체계적 문헌고찰: 22개 연구 중 17개(77%)가 높은 편향 위험. AUC가 0.42~0.91로 흩어져 있다. 결론 — "현재로서는 독립적 예방 시스템이 아니라 의사결정 보조 도구로 간주해야 한다" |
부상 예측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업계 표준이던 ACWR(급성:만성 워크로드 비율)은 이미 무너졌다 — 무작위로 만든 워크로드 비율이 실제 비율만큼이나 부상과 연관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관계가 생리학적 신호가 아니라 비율 계산의 수학적 인공물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지표는 여전히 여러 상용 제품에 들어가 있다.
벤더 검증도 직접 읽어봤다. 한 업체의 자체 연구는 부상의 72.4%(306/423)를 1~7일 전에 사전 경고했다고 보고한다. 그런데 위양성률과 경고 발생 건수를 보고하지 않는다. 매일 전원에게 경고를 보내도 검출률은 100%가 된다. 그 숫자 없이는 72.4%를 해석할 방법이 없다.
팀에는 이미 사람이 있다. AT가 있고, 피지오가 있고, 전력분석관이 있다. 그들이 전문가고, 이미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이다. 각 분야에서 과부하가 오는 지점을 그들은 안다. 한 경기에 12km를 뛰면 많이 뛴 것이라는 감각은 AI가 아니라 그들에게 있다.
그러면 AI가 할 일은 판단이 아니라 그들이 이미 아는 임계값을 대신 지켜보는 것이다.
작동 방식
미리 설정해둔다 — "경기 시작 후 8km 도달한 선수 알려줘." 그러면 그 순간에 바로 알려준다. 고강도 주행 거리, 스프린트 횟수, 가감속 횟수처럼 체력 평가에 실제로 쓰는 값들을 함께 얹어서. 그다음 판단은 AT와 피지오가 한다.
주기 보고도 같다. 15분에 한 번씩 현황을 읽어준다. 주기도, 임계값도, 어떤 값을 함께 줄지도 쓰는 사람이 바꾼다.
HOVI의 자리
임계값도 판단도 사람의 것이다 · 가운데만 HOVI가 맡는다
이게 이 구상에서 실제로 새로운 부분이다. 라이브 GPS 대시보드는 이미 있다. 문제는 그걸 보려면 화면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중 AT의 눈과 손은 이미 차 있다. 피치를 보고 있거나, 누군가를 처치하고 있거나, 벤치와 이야기하고 있다. 태블릿은 눈을 요구한다. 귀는 비어 있다.
때로는 보는 것보다 듣고, 말로 명령하는 것이 편하다. 자동 보고 체계가 화면을 대신 봐주면, 그 사람은 현장에서 자기가 더 잘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구조에는 기술적 이점이 하나 더 있다. 음성 명령이 닫힌 어휘가 된다는 것. "8km 도달한 선수 알려줘"는 자유 대화가 아니라 정해진 문형이다. 경기장 소음 속 음성인식은 뒤에서 보듯 이 구상의 가장 약한 고리인데, 어휘가 닫혀 있으면 그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04절은 바닥이다. 임계값을 지켜보고 읽어주는 것. 그건 지금 기술로 만들 수 있고, 틀릴 여지도 거의 없다.
그런데 내가 원래 원했던 건 그게 아니었다. 대화하면서 근거를 주고받는 것이었다. 숫자를 통보받는 게 아니라, 물어보면 그에 맞는 근거가 나오고, 그걸 보고 다시 묻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AI가 내가 무엇을 궁금해하는 사람인지를 알아서, 묻기 전에 꺼내주는 것.
세 단계, 그리고 넘으면 안 되는 선
각 단계에서 AI가 하는 일이 무엇으로 바뀌는가
2단계가 진짜 목적지다. 알림은 대화의 시작점이지 끝이 아니다. "8km 넘었습니다"를 듣고 "왜? 지난 세 경기 같은 시점이랑 비교해줘"라고 물으면 그 근거가 나오고, 그걸 보고 "그럼 후반 20분에 어땠지"로 이어지는 것. 근거가 한 방향으로 통보되는 게 아니라 오가는 것이 내가 원한 그림이었다.
그리고 이건 06절의 아키텍처와도 맞는다. 대화라고 해서 AI가 계산을 하는 게 아니다. 질문을 미리 정의된 지표로 번역하고, 나온 값을 말로 옮기는 것까지가 AI의 일이다. 그 사이의 계산은 결정론적인 코드가 한다.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한다는 건 축구를 학습하는 것보다 쉬운 문제다. 한 사람이 반복해서 같은 종류의 요청을 하고, 신호가 일관되며, 틀렸을 때 즉시 교정된다. 03절에서 본 부정적 결과 — 선수 임베딩을 넣어도 예측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 는 선수를 모델링한 이야기지 사용자를 모델링한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두 가지를 미리 적어둔다.
그래서 개인화의 방향을 "무엇을 보여줄지"에는 걸고, "무엇을 결정할지"에는 걸지 않는다. 근거를 고르는 건 나에게 맞추되, 결론은 나에게 맞추지 않는 것. 이 선을 지키는 한 3단계는 두 번째 의견을 죽이지 않는다.
여기서 막혔다가, 내가 이 도구를 원했던 이유를 다시 생각해봤다.
나는 AI가 맞히기를 원했던 게 아니다. 교체와 전술 변경을 미리 돌려보고 들어가면 기대하는 바가 명확해지고, 선수에게 설명하기도 쉬워진다. 그리고 그게 안 나타나면 그다음 대응책을 동시에 준비하면 된다. 이게 원래 목적이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예측으로 볼 때와, 준비로 볼 때
같은 시뮬레이션 출력을 무엇으로 평가하는가
바꾼 질문
❌ 이 교체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 — 답할 수 없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 이 교체를 하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 답할 수 있고, 사후에 셀 수 있다.
그리고 이 방향에는 실무적 이점이 하나 더 있다. 감독이 선수에게 "이렇게 될 거야" 대신 "이 셋 중 하나가 나올 텐데 각각 이렇게 하자"고 말할 수 있다. 설명이 쉬워지고, 예측이 빗나가도 팀이 무너지지 않는다.
아키텍처도 조사했다. 여기는 답이 비교적 분명하게 나와 있었다.
가장 자연스러운 구현은 "AI에게 경기 데이터를 주고 물어보는 것"이다. 이게 실패한다.
LLM에게 계산을 시켰을 때와, 도구에 맡겼을 때
축구 질의응답 벤치마크(위)와 구조화 데이터 질의 벤치마크(아래)
"우리 왼쪽 어때?"는 필터가 걸린 집계 연산이다. 벤치마크에서 가장 못하는 항목이고, 문맥이 길어지고 결측치가 있는 실제 환경에서 성능이 무너지는 바로 그 조건이다.
그리고 실패하는 방식이 최악이다. "틀린 숫자를 기꺼이, 조용히, 그럴듯하게 내놓는다." 30초 안에 교체를 결정하는 사람에게 이건 유일하게 치명적인 실패 모드다.
반면 시맨틱 레이어를 거치면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답한다. 안전하게 실패한다. 대가는 커버리지다 — 범위 밖 질문에는 0%다. 답할 수 있는 질문의 목록을 좁히는 대신 그 안에서는 틀리지 않는 쪽을 택하는 것이고, 이 용도에서는 그게 맞는 교환이다.
그리고 축구 규칙을 시각 근거에 결합하는 과제에서는 최고 모델도 파울 분류 44%, 시각적 지목 정확도 6% 수준이다. 연구자들의 결론은 "진정한 추론이 아니라 표면적 패턴 매칭"이었다. "백스리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는 검색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시뮬레이터나 적합된 모델이 계산하고 LLM은 그걸 말로 옮겨야 한다.
HOVI는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두 기관이 필요하다. 각각을 따로 파고 있다.
HOVI의 구조
허브 하나, 부품 둘 — 각각의 검증 상태가 다르다
① 은 따로 쓴 글이 있다. 감독의 말을 듣고 방금 지나간 장면을 두 각도로 잘라내는 도구인데, 시간 동기화 한 단계만 검증을 마친 상태다.
부품 ①감독은 경기 중에 말한다 — Dual-View 글라스 →
② 는 조사만 마쳤다. 홀로그램으로 보여주려던 초기 구상은 물리적으로 막혀 있었고(부피형 디스플레이는 뒤를 가리지 못해서 밀집한 박스가 겹친 얼룩이 된다), 반사실 시뮬레이션은 검증 기준 자체가 비어 있었다. 06절의 커버리지가 그 조사에서 나온 결론이다. 검증할 것이 생기면 그때 따로 쓴다.
보고로 범위를 좁히자 위험 목록도 바뀌었다. 추론의 위험은 줄었고, 배관의 위험이 전면에 나왔다. 지금은 어느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가장 먼저 할 일
5번이다. AT 한 명, 한 경기, 15분마다 음성 보고. AI도 학습도 필요 없다 — 사람이 타이머를 보고 읽어줘도 된다. 화면 대신 귀로 받는 것이 실제로 나은지, 어떤 값을 원하는지, 얼마나 자주면 성가신지. 그 한 경기가 위 목록의 절반을 정리해준다.
조사하면서 아이언맨 이미지의 상당 부분을 접었다. 홀로그램은 물리적으로 막혀 있었고, 선수 이어피스는 불법이었고, 내가 원한 판단들은 대부분 근거가 없었다.
그런데 하나는 조사할수록 단단해졌다.
감독은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하는 사람이다. 코치의 의견, 분석관의 의견, 그리고 AI의 의견이 각자의 논리를 들고 올라오고, 감독이 그중에서 고른다. 이기려면 여러 시각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관점은 조사 결과와도 맞아떨어졌다. AI 규제 공백을 다룬 한 법률 논평이 내린 유일한 원칙이 "최종 책임은 명백히 감독 또는 심판에게 남는다"였고, 실제 출시된 AI 어시스턴트들도 하나같이 "실무자의 전문성을 대체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단다.
AI를 답으로 놓으면 근거가 없어서 무너지고, 한 표로 놓으면 근거가 얇아도 쓸모가 있다. 코치와 분석관도 이 도구를 쓰면서 각자의 논리를 발전시켜 주장할 수 있다. 그러면 감독 앞에 놓이는 선택지의 질이 올라간다. 그게 내가 이 구상에서 실제로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장이 05절의 선을 지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AI가 나에게 맞춰 결론까지 내주기 시작하면, 그건 한 표가 아니라 내 표의 복사본이 된다. 여러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나를 닮은 목소리를 하나 더 만드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근거는 나에게 맞추되 결론은 맞추지 않는다 — 이건 기술적 제약이 아니라 내가 이 도구에 원하는 것 자체다.
다음 단계는 07절의 1번이다 — 감독이 경기 중에 실제로 던지는 질문을 모아서, 그중 몇 퍼센트가 미리 정의된 지표로 답할 수 있는지 세어보는 것. 그건 AI 없이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