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 Lab · 도구 구상 · 프로토타입
사이드라인에서 나온 한 마디를 듣고, 방금 지나간 장면을 전술뷰와 1인칭 시점 두 각도로 잘라 전술 태그와 함께 저장하는 도구를 구상하고 만들어보고 있다. 경기 중에는 아무것도 조작하지 않는다 — 손뼉 네 번이 전부다. 이 글은 그 설계 과정과, 지금까지 실제로 증명한 것 하나에 대한 기록이다.
먼저 밝혀둘 것
이 도구는 아직 실제 경기를 한 번도 처리하지 않았다. 파이프라인 6단계가 전부 구현되어 있고 그중 1단계만 검증을 마쳤다. 아래에서 무엇이 증명되었고 무엇이 아직 주장인지를 단계마다 표시한다. 이 글은 완성된 제품 소개가 아니라 설계 노트다.
경기 중 감독의 지시는 대부분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왜 거기서 안 좁혀", "지금 스위치했어야지", "다음엔 한 템포 늦게 들어가." 이 말들은 그 장면을 보고 있는 사람에게만 뜻이 통한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면 남는 건 90분짜리 영상 하나와, 기억에 의존한 메모 몇 줄이다. 분석가는 그 메모를 들고 다시 90분을 뒤진다. 감독이 무엇을 봤는지는 이미 사라졌다.
그래서 방향을 뒤집었다. 경기 중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세 개의 소스를 그냥 90분 내내 켜두고, 나머지는 전부 경기가 끝난 뒤에 처리한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세 기기는 서로 다른 시계를 갖고 있다. 기기마다 크리스털 발진자의 주파수가 미세하게 달라서, 킥오프에 맞춰 셋을 동시에 눌러도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
이게 왜 치명적이냐면 — 어긋남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시작점만 맞추면 전반 클립은 맞고 후반 클립은 밀린다. 그리고 후반이야말로 지시가 쏟아지는 구간이다.
손뼉 한 번과 네 번의 차이
세로축 = 기준 시계(오디오)와의 어긋남 · 가로축 = 경과 시간
이 설계의 전제
감독에게 요구하는 건 손뼉 네 번뿐이다. 전반 시작 · 전반 종료 · 후반 시작 · 경기 종료. 장비를 만질 필요도, 순서를 외울 필요도 없다. 현장에서 지켜질 수 있는 절차인가를 기준으로 정한 숫자다.
경기가 끝나면 파일 세 개를 넣고 나머지는 도구가 처리한다. 각 단계에 지금 검증 상태를 함께 표시했다.
파이프라인 6단계 · 검증 현황
■ 검증 완료 □ 구현했으나 미검증
1단계를 검증하는 방법은 이렇다. 답을 알고 있는 문제를 만들어서 풀린다는 걸 보이는 것.
합성 영상 세 개를 만들었다. 하나에는 정확히 3.4초의 시차와 1,200ppm의 드리프트를 일부러 집어넣었다. 그리고 파이프라인이 그 값을 되찾는지 봤다.
주입한 오차와 복원한 값
합성 데이터 · 4분 샘플 · 손뼉 4회
여기까지가 원래 설계였다. 그런데 다시 보니 한 가지가 걸렸다. 경기가 끝난 뒤에 처리한다고 해도, 처리할 양이 여전히 90분 전체다. 감독의 말을 찾으려면 90분치 오디오를 전부 받아쓰기에 넣어야 하고, 그건 노트북에서 꽤 오래 걸린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다. 현장에서는 「여기」라고 표시만 하고, 무거운 일은 전부 나중으로 미룬다.
표시와 처리를 떼어놓는다
경기 중에는 네트워크도 처리도 필요 없다
여기는 정확히 갈라서 적어야 한다. 표시를 어디에 남길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 표시를 세 스트림 모두에 | 표시를 오디오에만 | |
|---|---|---|
| 조건 | 세 기기가 한 앱으로 묶여 있거나, 촬영 중 마커 기록을 지원 | 글라스·카메라가 외부 신호를 못 받는 일반 기기 |
| 시계 문제 | 사라진다. 같은 순간을 각 기기가 자기 시계로 직접 적었으므로 환산이 필요 없다 | 남는다. 오디오 시각을 영상 시각으로 옮겨야 하고, 그건 손뼉 4회가 하던 일이다 |
| 드리프트 영향 | 없음 | 클립 창(약 20초) 안에서만 문제 → 90분일 때보다 훨씬 작다 |
| 나머지 이점 | 둘 다 동일하게 얻는다 — 현장 처리 없음 · 네트워크 없음 · 받아쓰기 대상 축소 | |
그러니까 이 변경의 본체는 시계가 아니다. 현장에서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것이고, 시계 문제 해소는 조건이 맞을 때 따라오는 덤이다. 앞 절의 동기화 작업은 버려지지 않는다 — 표시를 오디오에만 남길 수 있을 때의 다리 역할로 남는다.
첫 촬영이 쉬워졌다
이 변경의 부수 효과 하나. 실제 촬영 검증에서 현장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것이 「표시」 하나로 줄었다. 나머지는 전부 나중에, 다시, 얼마든지 돌려볼 수 있다. 첫 시험에서 깨질 수 있는 지점이 그만큼 적어졌다.
처음 구상은 "감독이 말할 때 녹화한다"였다. 이건 작동하지 않는다. 사람은 사건이 끝난 뒤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크로스가 올라가고, 헤더가 나오고, 걷어내지고 — 그제야 "왜 안 좁혀!"가 나온다. 발화 시점에 녹화를 시작하면 정작 지적한 장면은 이미 지나갔다.
발화 시점에 녹화를 시작하면 놓치는 것
가로축 = 시간 · 감독 발화를 0초로 놓았을 때
받아쓰기 단계에서 감독의 말에는 등번호가 자주 나온다. "칠번", "일곱번" 같은 표현을 7번으로 정규화해야 뒤에서 선수를 특정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어에는 함정이 있다. "이번"은 등번호가 아니다. "이번 오버랩 좋았어"를 "2번 오버랩"으로 바꾸면 문장의 뜻이 통째로 뒤집힌다. "한번 더 가", "저번처럼", "매번 늦어"도 같다.
이 부분은 증명해두었다
일상어 목록을 따로 두고, 명단에 실제로 있는 등번호만 변환하는 이중 안전장치를 걸었다. 그리고 이 규칙이 실제로 지켜지는지 테스트 33건으로 고정했다. 안전장치를 일부러 제거해보니 정확히 해당 테스트들만 실패했다 — 테스트가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파이프라인 6단계 바깥이지만, 어휘 처리는 ③④단계의 정확도를 좌우한다. 순수 함수라 외부 의존 없이 검증할 수 있어서 먼저 굳혀두었다.
발화 기준으로 15초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지점이 공이 나가 있는 구간일 때가 있다. 스로인을 기다리는 정지 화면부터 시작하는 클립은 쓸모가 없다.
그래서 휘슬 소리와 화면 움직임의 총량으로 인플레이 구간을 추정하고, 클립 시작점이 죽은 구간에 걸리면 플레이가 재개되는 시점으로 당긴다. 끝점도 다음 정지 시점에서 끊는다.
다만 이건 아직 못 믿는다
이 검출기의 정확도는 측정된 적이 없다. 합성 데이터로 돌려보긴 했지만 그 테스트는 순환논증이다 — 합성 샘플의 정지 구간은 단색이라 화면 변화가 정확히 0이어서, 안 갈릴 수가 없다.
실제 경기에서 재려면 영상에 구간 정답을 손으로 달고 대조해야 한다. 아직 하지 않았다.
이 도구에 대해 지금 말할 수 있는 정확도 수치는 없다. 측정할 도구는 만들어두었지만 측정을 하지 않았다.
| 단계 | 구현 | 합성 데이터 | 실제 경기 | 정확도 측정 |
|---|---|---|---|---|
| ① 시간 동기화 | 완료 | 검증 | — | — |
| 명단 어휘 처리 | 완료 | 테스트 33 | — | — |
| ② in-play 검출 | 완료 | 순환논증 | — | — |
| ③ 받아쓰기 | 완료 | — | — | — |
| ④ 전술 태깅 | 완료 | — | — | — |
| ⑤ 클립 경계 | 완료 | — | — | — |
| ⑥ 두 각도 재생 | 완료 | — | — | — |
| 현장 표시 (05절 개정) | 미구현 | — | — | — |
실제 촬영 1회면 위 표의 빈 칸 상당수가 채워진다. 그때 재려는 것은 네 가지다.
그리고 02절의 6.5초. 그건 합성 테스트에 넣은 값이지 실제 기기에서 잰 값이 아니다. 두 기기를 90분 돌려서 진짜로 얼마나 벌어지는지 재는 것이 — 이 설계 전체의 출발점이었던 만큼 —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다.
완성되면 올리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도구를 만드는 일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대개 완성 전에 일어난다. 왜 글라스 자동 녹화를 버렸는지, 왜 손뼉이 한 번이 아니라 네 번인지, 왜 "이번"을 건드리면 안 되는지 — 이건 완성품 소개서에는 남지 않는 판단들이다.
그리고 지금 상태를 정확히 적어두면, 나중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실촬영이 끝나면 06절의 표를 갱신할 것이고, 그때 이 글은 개정된다.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가 그 표에 남는다.
설계가 끝났다는 것과 작동한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이 글은 앞쪽에 있다는 것을 밝힌 채로 쓴 기록이다.
이건 독립된 도구가 아니라 더 큰 구상의 한 부품이다. 감독 옆에 앉아 같은 경기를 보며 근거를 주고받는 AI — 그 구상에서 이 도구는 귀와 눈에 해당한다. 감독의 말과 시선을 붙잡아 데이터로 만드는 입력 기관.
그쪽 글에는 규정을 직접 확인한 결과와, 그 AI가 무엇을 말해도 되고 무엇을 말하면 안 되는지를 정리해뒀다.